대한가정의학회는 대한의사협회(이하 의협) 회비 납부하기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이는 아직도 낮은 회비 납부율과 일부의 회비 납부 유보에 대하여 경종을 울리기 위함이다.
왜 이 시점에서 회비 납부운동을 벌이게 되었는가. 배경을 설명하자면 2013년 12월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그때 우리는 얼마나 가슴 아픈 일을 목격했는가. 우리나라 의사의 수장, 우리들의 소중한 대표가 목에 칼을 대고 자해하는 일을 보았다. 그로인해 의협의 사회적위상이 많이 추락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얼마나 회원들의 어려움을 표현하고 싶었으면, 얼마나 답답하고 힘들었으면 그랬을까. 사회적으로는 많은 비난을 받았을지 모르지만, 전 의협회장의 고충을 이해하게 됐다.
추락한 의협의 리더십을 다시 세우기 위함이 대한가정의학회에서 의협 회비 납부운동을 벌이는 첫째 이유이다.
우리는 왜 의사협회가 리더십을 가지게 하기 위해 회비를 납부하자고 하는가. 현실적으로 우리나라에 의협보다 잘 조직된 전국적인 의사단제가 있는가. 대한의학회가 잘하고 있지만 의학회는 의협의 산하단체이고 지원을 받고 있으며 의학자들이 중심이 된 단체이다.
조직이란 개인으로서는 달성하기 어려운 공동의 목적을 추구하고, 빠르게 변화하는 외부의 환경에 대처하기 위함이다.
의협은 우리를 대표하는 조직이며 개개인의 힘으로 달성하기 어려운 산적한 문제들 즉 대정부협상(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 심사평가원, 보건복지부 등 행정기관)과 대언론 협상 및 국민에 대한 의사역할 홍보를 해서 우리 의사들이 마음 편하게 의료행위를 할 수 있도록 조율하고 제도개선을 하는 단체가 아닌가.
그런데 회원의 의무인 회비를 납부하지 않고 의협이 들인 노력의 결과에만 편승한다면 옳은 일인지 묻고 싶다.
물론 이해관계가 얽히고, 이견이 있고, 개인적인 어려움이 있을 것이지만 그런 일은 대한의사협회 소속회원으로서 활동하면서 해결해야 하는 일이다.
일부 전문가단체에서는 회비납부가 강제적이다. 변호사·공인회계사 등 다른 전문가단체는 개업할 때 반드시 중앙회를 거쳐 관할 관공서에 등록하도록 하고 휴업이나 폐업은 물론 이전을 할 때도 마찬가지라고 한다.
변호사협회의 등록을 하지 않은 채 개업을 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이를 위반한 경우에는 3년 이하의 징역이나 2000만원 이하의 형사 처분까지 할 수 있다고 알려졌다. 얼마나 통제적인가.
다행히 보도에 의하면 의협회비 납부율이 올해 67.1%로 최근 3년간 조금씩 오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는 다른 전문가 단체와 비교할 때 적은 수치임이 분명하다.
의협을 방문한 경험이 있는 사람은 모두 알고 있으리라 믿는다. 불편한 교통 및 좁은 주차장, 오래된 건물, 벗겨진 페인트. 마치 오늘날 우리 의사들의 위상을 보고 있는 것 같지 않은가.
의협은 의사들의 권익을 대변하는 조직이다. 그래서 먼저 도와야한다. 입술이 없으면 잇몸이 시린 법이다. 의협도 구성원들의 서로 다른 의견을 충실히 반영하도록 더 노력해야 한다. 회원들의 공통이익의 분모를 찾아야하고 설득과 홍보를 더 충실히 해야 할 일이다.
